슈퍼리치들 "이봐 수익보다는 절세라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4-02-20 17:27:13    조회 : 1,223회   
소득종합과세 2000만원으로 축소 /비과세 장기상품에 관심 집중/저축성보험·외화연금보험 등 인기/분리과세 상품에도 발길 줄이어

강남지역 PB(프라이빗 뱅커)센터에서 PB로 일하는 A 팀장은 최근 고객에게 다소 황당한 주문을 들었다. 10억 원의 금융자산을 맡긴 B 씨가 수익을 연간 2000만원이 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상한이 2000만원으로 낮아진 탓에 소득 신고를 피하려면 수익을 덜 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A 팀장은 "최근 슈퍼리치들이 수익을 2000만원 이하로 맞춰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분들에게는 절세상품을 안내해드린다"고 말했다.최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은 '수익'보다는 '절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데다 저금리 상황이 오래가면서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익을 더 내려고 리스크를 지는 것보다 절세를 통해 모자란 수익 분을 보전 받는 것이 낫다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상한선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자 다양한 절세 상품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비과세 장기상품 관심 'UP'=자산가들이 찾는 비과세 상품은 주로 장기 저축성 상품이다.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와 저축성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가연동국채와 브라질채권 등도 비과세 상품에 포함되지만 최근 슈퍼리치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내재가치나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형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목표 수익률을 낮추더라도 채권에 일부를 투자해 주식시장의 노출을 줄이는 주식혼합형 펀드도 각광받고 있다.저축성보험은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거나 2억원 한도 내에서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 이에 최근 자산가들은 2억원을 한꺼번에 내든가 '2년 납부 10년 유지' 등으로 저축성보험에 가입하는 경향이 많다. 후자의 경우 월 800만원을 납부하면 2년 후 1억9800만원(이자 포함) 정도로 비과세 한도를 맞출 수 있다.
이와 함께 외화연금보험도 인기가 많은 비과세 상품 중 하나다. 이 상품은 가입기간이 10년이 안 돼도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또 금리가 3%대로 1%대의 금리를 주는 외화예금보다 금리 수준도 높다. 환율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자산가들 입장에선 일거양득인 셈이다.

▶분리과세 상품도 인기 상승=비과세 상품과 함께 금융종합소득에서 제외돼 과세되는 분리과세 상품도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연금저축은 최근 의무 납입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고 분리과세 한도가 1200만원까지 늘어 혜택이 확대됐다. 연금소득세도 나이에 따라 3~5%로 차등 적용된다.골드바(Gold Bar) 역시 슈퍼리치들의 관심 대상 중 하나다. 부가세만 내면 금융소득에서 빠지기 때문에 부담이 작은 편이다. 특히 올 초부터 금 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다만 골드바가 아닌 금적립계좌는 사정이 좀 다르다. 골드통장은 금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최근 자산가들은 투자수익보다 절세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며 "부자들이 비과세 상품이나 분리과세 상품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2014.2.13